Hyman Minsky가 말한 "금융시장의 태생적인 불안정성"이 현실 속에서 작동하는 사례Hyman Minsky가 말한 "금융시장의 태생적인 불안정성"이 현실 속에서 작동하는 사례

Posted at 2012. 7. 25. 01:02 | Posted in 경제학/일반


http://news.donga.com/Economy_List/3/01/20120724/48022761/1

"수백억 주문 받고도 30억 대출 못받아 부도날 뻔". <동아일보>. 2012.07.25


"최근 1000조 원에 이르는 가계부채 문제가 불거져 금융당국의 리스크 관리가 강화되면서 끊어지다시피 한 중소기업의 돈줄은 쉽게 이어지지 않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들의 대기업 대출은 2010년에 비해 30.3% 늘었지만 중소기업 대출은 2.4% 증가하는 데 그쳤다. 대출금리도 중소기업이 대기업에 비해 0.6%포인트 높았다.

주식과 채권 등 직접금융 시장에서도 중소기업들은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1∼6월 주식 및 채권을 통한 자금조달 규모는 대기업이 29조5247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20.6% 줄어든 반면 중소기업은 3389억 원으로 79.7% 급감했다. 중소기업의 자금조달 감소 폭이 대기업의 약 4배에 이른 것이다.

무역 1조 달러를 달성한 지난해까지 수출 호황으로 충분한 사내유보금을 확보한 대기업은 올 들어 경기악화로 투자를 줄이는 과정에서 대출 수요가 감소한 것이어서 중소기업과는 여건이 전혀 다르다. 주로 내수에 의존하는 중소기업은 극심한 소비 감소로 운전자금조차 부족한 상황이다."



어제 이야기했던 "금융시장의 태생적인 불안정성"이 현실 속에서 작동하는 사례.

차입금으로 자산을 늘려왔던 경제가 위기에 빠졌을 때,
은행들은 차입금 상환과 리스크 관리에 힘쓰게 되고

이에 따라 은행들은 "신용등급이 낮은 개인 또는 중소기업"의 차입금 상환을 독촉하거나 대출을 자제하게 되는데, 

이는 더 큰 경제불황을 만드는 요인이 된다.



PS


자산 대비 부채 비율 문제도 마찬가지다. 자산상승 시기에는 부채비율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자산상승 속도에 비해 차입금 증가 속도가 느리기 때문. 

그러나 자산하락 시기에는 자산 대비 부채 비율이 급속도로 증가하게 된다. 

이와중에 리스크 관리를 위해 금융권의 상환 요구가 들어오게 되면 차입금 상환을 위해 자산을 매각할 수 밖에 없는데, 이는 자산가격 하락을 부추기게 되고 자산 대비 부채 비율은 급속도로 증가하고 만다.


현재 유럽재정위기를 두고, "남유럽 국가들의 국가부채 문제는 경제위기의 결과이지 원인이 아니다." 라고 주장하는 건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실제로 그리스 등 남유럽 국가들의 국가부채 규모는 2008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크지 않았다. 그러나 금융위기가 발생하고, 이러한 메커니즘이 작동하면서 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이 눈더미처럼 불어나게 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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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man Minsky 『민스키의 눈으로 본 금융위기의 기원』Hyman Minsky 『민스키의 눈으로 본 금융위기의 기원』

Posted at 2012. 7. 24. 00:51 | Posted in 경제학/일반


George Cooper. 『민스키의 눈으로 본 금융위기의 기원』. 2009
원제는 『The Orgin of Financial Crisies』

2008 금융위기 이후, 다시금 주목받은 경제학자를 꼽으라면 Hyman Minsky (1919-1996)를 이야기할 수 있다. 

Hyman Minsky는 "시장은 가격변화에 맞춰 균형을 이루어나간다"라는 '효율적시장 가설Efficient Market Hypothesis'을 반박하며, 

금융시장은 태생적으로 불안정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금융 불안정성 가설 Financial Instability Hypothesis'를 제시한다.

이 책은 Hyman Minsky의 금융불안정성가설을 토대로 "금융위기가 발생하는 원인"를 다루는 책인데, 사실 어디까지가 저자 George Cooper의 생각이고 어디까지가 Hyman Minsky의 이론인지 구별은 못하겠다.

Hyman Minsky의 저서 중 국내에 번역 소개된 것이 없고, 애널리스트로 근무하고 있는 George Cooper가 Hyman Minsky의 '이론'을 바탕으로 책을 쓴 것이기 때문에.
그렇지만, 현재의 금융시스템이 불안정한 이유를 잘 설명해주고 있는데...


저자는 "자산시장의 작동방식은 상품과 서비스 시장을 지배하는 메커니즘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29)라고 말한다. 
저자는 Thorstein Veblen의 '과시적 소비 Conspicuous Consumption'라는 개념을 소개하는데, 과시적소비란 

"가격이 오르면 수요도 같이 올라가는 시장을 표현하는 말이다. 베블런의 이론에 따르면 이런 시장에서 수요를 창출하는 것은 높은 가격, 그것도 '공개적으로publically' 높은 가격이다."(28) 

"일반적으로 투자를 한다는 것은 어느 정도 희소가치를 지닌 자산을 찾고 있다는 뜻이다. 그런 자산의 공급은 수요에 딱 맞춰 늘어날 수 없다. 이득을 얻기를 원하며 투자를 할 때마다 우리는 희소가치를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수요에 맞춰 공급이 늘어날 수 있다는 핵심원리에 어긋난다. (...)

보통 자산시장에서는 수요가 공급을 자극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공급부족이 수요를 자극한다. 가격상승은 공급의 부족을 드러내고, 그에 따라 추가적인 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 반대로 가격하락은 공급과잉을 나타냄으로써 수요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29-30)


또한


 "한번 혼란에 빠진 자산 및 금융 시장은 안정적인 균형상태 없이 무한대로 팽창하고 수축하는 과정을 겪는 경향을 띤다는 사실"(166) 


이라 말하는데,

'금융의 속성상'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상품&서비스 시장과 자산시장이 작동하는 방식은 완전히 다르다.


상품&서비스 시장에서 '가격이 상승(하락)'하면 '수요 감소(증가)&공급 증가(감소)'가 작동해 새로운 균형점을 찾지만 자산시장은 그렇지 않다.


"자산시장에서는 가격이 높아지면(낮아지면) 수요는 되레 증가(감소)하는 경우가 많다. 자산시장은 균형상태에 이르지 못하고 습관적으로 호황과 불황을 반복하는 경향을 띤다." (178)


그리고 자산시장의 공급 또한 상품&서비스 시장과 다른 방식으로 작동하는데


"투자자들은 소득 또는 잠재적인 자본이득을 거두기 위해 자산을 매입한다. 한 투자자가 자본이득을 기대하고 자산을 매입한다면, 그 투자자는 현재 해당자산이 분명히 평가절하되어 있다고 믿는다는 뜻이다. 그 자산의 가격이 오르기 시작하면, 그 투자자의 견해는 타당한 것으로 여겨질 것이다. 그리고 그 투자자는 자산가치가 평가절하되어 있다는 초기판단에 더욱 확신을 갖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가격이 상승한다고 해서 그에 맞춰 자산을 꼭 팔지는 않게 되는 것이다. 그 결과 가격에 맞춰 자산의 공급이 꼭 늘어나지도 않는다. (...)

반대로 자산가격이 하락하면 자산공급은 늘어난다. 자산가치가 상승할 것이라고 예견한 이전의 판단에 확신이 떨어져서 자산을 팔아치우려는 시도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179)


또한 '담보대출' 문제도 금융불안정을 가지고 오는데,

"은행가들은 밤에 발 뻗고 편히 잠잘 수 있는 방법을 줄기차게 모색해왔다. 꾸어준 돈에 추가로 담보를 붙이는 것이 한 방안이다. (...) 
하지만 자산가격 하락으로 대출금이 담보물 가치 아래로 떨어질 때는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 (...)

가치가 떨어진(높아진) 담보물에 상응하는 대출은 담보부족(초과) 상태에 빠졌다고 일컬어진다. 담보부족 상태에 빠진 자금 차입자들에게 은행은 그 대출의 지급을 보장할 자산을 추가로 제공하라고 요구한다.

일반적으로 해당 차입자가 추가담보를 제공하지 않으면, 은행은 현재 확보하고 있는 담보물을 팔아서 돌려받지 못한 나머지 대출금을 가능한 한 많이 받아낸다. 그런 다음 또 채무자들을 졸졸 따라다니면서 그러고도 아직 미처 받아내지 못한 나머지 금액도 마저 다 갚으라고 닦달한다.

담보대출이 이뤄지는 이런 과정은 금융시장을 불안하게 만드는 핵심적인 요인이다. 자산가치가 이미 하락한 상태에서 채무자로서는 손에 쥘 수 있는 추가적인 담보물이 없을 것이다. 명백하게 내림세를 보이는 시장에서 은행 쪽이 담보물 매각 결정을 내리면 채무자와 은행 모두 손실을 입을 수 밖에 없다." (175-177)


그러니까 쉽게 말하자면, 금융시장의 '특성상',

호황은 더 큰 호황을 불러오고
침체는 더 큰 불황을 불러온다.


(현재 하우스푸어 문제로 시끄러운데, 정책당국 차원에서 개인과 가계에 "손절매"를 권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또 우리는 '은행의 역할'이 무엇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데,

'정의justice' 차원에서 은행의 역할을 생각해보면, 은행이 해야할 일은
"돈이 필요한 사람에게 돈을 제공해주는 것"이 될 것이다.

즉, "돈이 얼마 없는 가난한 사람에게 돈을 제공"해줌으로써 기회를 부여한다고 볼 수 있는데... 금융은 모두의 소망(?)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은행의 사업방식은 사실 매우 단순하다. 가능한 한 높은 이자율로 돈을 꿔주고, 가능한 한 가장 낮은 이자율에 돈을 빌려오는 것이다. 물론, 이런 목표를 이루려면 대출금 부도위험을 최소화해야 한다.

높은 이자를 받고 큰돈을 빌려주는 것과 대출금 부도위험을 최소화하는 두 가지 목표는 서로 충돌한다. 그렇기에 은행가는 매일매일 무척이나 위태로운 삶을 이어가는 처지에 놓여 있다.

한편으로는 더 높은 대출 이자율을 부과해놓고, 다른 한편으로는 대출금을 떼일까 싶어 전전긍긍한다. (...)

똑똑하고 깨어 있는 독자라면 이미 은행 이자율의 본성 속에 숨어 있는, 태생적으로 불안정한 양성(+) 피드백 과정을 알아차렸을 것이다. 

자금사정이 가장 나쁜 사람들이 가장 높은 이자율을 물어야 하기 때문이다. 은행으로서는 아무리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다 하더라도 자금사정이 좋지 않은 사람에게는 돈을 꿔주려 하지 않을 것이다. 이 때문에 이자부담을 매우 커질 것이고 채무자는 점점 더 어려운 처지로 몰려 돈을 갚을 수 없게 된다. 이른바 '빈곤의 덫'에 빠져드는 것이다." (173-174)



내가 짧게 요약했지만, 이 책은 상당히 많은 것을 독자들에게 알려주고 있다.

'부분지급준비금제도 & 신용창조가 가지고 오는 금융불안정성'
'중앙은행 역할의 딜레마'
'효율적시장가설의 문제'
'시가평가와 자산-부채 사이클의 근본적 문제'
'대차대조표의 허실' 등등.

그런데... 지식이 부족해서;;; 온전히 이해가 되지는 않더라.
좀 더 많은 공부를 한 뒤에 또다시 읽고 싶은 책.
★★★★★ 짜리~!

그리고 이런 책을 읽을때마다 느끼는건데;;;;

"경제학 교과서"를 통해 체계적으로 경제학 이론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언론&책 형태로... 그러니까 "야매"로 경제학 이론을 배우니...

무엇을 제대로 모르는 경우가 많다.

여기서도 내가 거시경제학을 공부를 완벽히 한 상태에서, 효율적 시장가설과 합리적기대이론에 대해 완벽히 알고 있는 상태에서, 이 책을 읽었더라면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었을텐데.......

"야매"로 공부하다보니 이거 원.....................



PS


그리고 Hyman Minsky에 관련하여 읽으면 좋은 블로그 포스트. 

http://sonnet.egloos.com/4158047


‎'과도한 차입으로 인한 거품 발생 → 금융위기 발생 → 은행의 차입금 회수 → 더 큰 불황' 메커니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리스크의 사회화가 어느정도 필요한데.... 며칠전 이야기한 리스크의 사회화.


그런데;;; 그게 '더 큰 빚'을 의미하는 게 아닌데...

우리의 경제대통령 가카께서는 "찐감자"를 먹으며 장시간 토론을 한 뒤 내놓은 정책이 "DTI 완화-그들말로는 '보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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